권민아 반복되는 고백, 멈추지 못한 고통과 극단선택

— 새해부터 또다시 들려온 그녀의 고백을 보고 느낀 것


요즘도 여전히 마음이 무거운 뉴스들이 많지만, 새해 첫날부터 제 마음을 유난히 복잡하게 만든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. 바로 AOA 출신 권민아입니다.

사실 저는 2020년 AOA 왕따 논란이 처음 터졌을 때부터 이 이야기에 주목해왔던 사람이에요. 당시엔 “이게 진짜일까?”라는 의심보단 “저 사람, 진짜 많이 힘들었겠다”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. 저 역시 회사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꽤 오랜 시간 고통받은 경험이 있어서, 그런 폭로에 쉽게 고개를 돌릴 수 없었습니다.

그런데… 그 권민아가, 2026년 새해 첫날에도 여전히 “고통스럽다”고 말하고 있었습니다.



“거짓이면 신고해라, 뭐든 조사받겠다”

이번에도 그녀는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8번이나 올렸고, 지금은 모두 삭제된 상태예요. 그 중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이런 말이었습니다.

“내 말에 살을 보탰다면 날 신고해라. 뭐든 조사받겠다.”

이런 말은 쉽게 꺼낼 수 있는 게 아니죠. 권민아는 4년째 전 연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혐의로 재판 중이라고 밝혔고, 1심에서는 강간죄는 인정됐지만 상해 혐의는 공소시효로 무죄 판결이 났다고 해요. 현재는 항소가 접수되어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.

저는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. 재판을 받는 것도 힘들지만, 그 과정을 버티는 건 더욱 힘든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요. 증거가 없고, 말을 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고, 혹시 가족이 알까봐 두려운 마음까지.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혔습니다.



“또 구조됐다… 난 양치기 소녀가 됐어”

더 충격적인 건 그녀의 극단적 선택 시도에 대한 묘사였습니다.
글 속엔 이런 표현이 있었습니다.

“조금만 더 늦었으면 진짜 약속 지킬 수 있었는데…
구조가 됐고, 또 양치기 소녀가 됐다.”

저는 이 글을 보면서, ‘이제는 정말로 멈춰야 하지 않을까’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가 사라져야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, 누군가의 손이 그를 붙잡아야 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죠.

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. 물론 저는 그녀처럼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, 공개적으로 무언가를 말해본 적도 없었지만, 한때 정말로 ‘이 세상에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’는 느낌을 받고 방 안에 며칠씩 갇혀 있던 시절이 있었거든요.
그때 제 손을 잡아준 건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였어요.
“너 지금 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마워.”


권민아는 왜 이렇게 반복해서 말하는 걸까?

사람들은 말합니다.
“왜 또 폭로야?”
“그만 좀 해.”
“왜 자꾸 SNS에 올리냐고.”

저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어요.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.

“혹시 그가 말을 멈추면, 아무도 그의 존재를 기억하지 않을까봐 두려운 건 아닐까?”

권민아는 이번에도 과거 AOA 시절의 일들을 언급했습니다. 디스패치 보도에 대한 반박도 있었고, 신지민과의 갈등, 짜깁기된 녹취록 등. 사실 이건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이미 대중은 지쳐 있는 상태라는 걸 본인도 알 거예요. 그런데도 자꾸 다시 말을 꺼내는 걸 보면, 누군가에게라도 진짜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고 싶은 거겠죠.



말이 아닌 ‘회복’이 필요할 때

이제는 솔직히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.

“이제 그만 말해도 돼요.
우리는 당신이 얼마나 아팠는지 알 것 같아요.
그러니 제발, 치료받고, 조용히 쉬어도 괜찮아요.”

SNS는 위로의 창구이자 동시에 독이 되기도 합니다.
누군가를 응원하는 댓글보다, 비난하는 한 줄의 말이 마음을 훨씬 깊이 찌르니까요.

이젠 더 이상 권민아가 “양치기 소녀”라는 말로 자신을 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.
살기 위해 말한 사람을, 죽고 싶어서 외친 목소리를, 더는 소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.



마무리하며 – 나, 그리고 권민아

글을 쓰다 보니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.
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권민아가, 단지 ‘논란 많은 연예인’이 아닌
‘자기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사람’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.

그녀의 글이 어쩌면 거칠고, 불안하고, 불편할 수도 있어요.
하지만 그 글 뒤에 있는 사람은 지금도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누군가라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해요.

부디,
이번엔 진짜로 쉴 수 있기를.
그리고 그 쉴 틈 속에서 회복이라는 단어가 피어나기를.